구정아는 모든 곳에서 살고 일하며 언제나 궤도를 돌고 있다. 그런 그의 작업에서 건축 요소, 글, 드로잉, 그림, 조각, 애니메이션, 사운드, 영상, 단어, 향은 중차대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간의 활동에서 구정아는 작품과 공간의 경계를 탐구하며 그 구분을 흐려왔다. 공간마다 새로운 겹을 더하는 작품으로 소소하고 내밀한 경험과 대규모의 몰입형 작업을 융합해 낸다.

베니스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는 구정아 작가가 지난 30여 년간 다루어 온 주요 주제와 특유의 조각적 측면들을 아우른다. 작가의 광범위한 접근 가운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는 ‘향’이다. 한국관을 위해 새로이 제작된 «오도라마 시티»를 통해 구정아는 공간적 조우의 다양한 뉘앙스를 살피고, 냄새와 향기가 기억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집중하며 우리가 공간을 감지하고 회상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그리고 확장된 촉감을 공간에 걸쳐 연구한다.
향의 본질을 탐구하고 분자를 들이쉬고 내쉬는 과정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비물질주의, 무중력, 무한, 공중부양이라는 주제로 연결된다. 이는 올해 한국관 곳곳에 반영된 테마이자 열쇠 말들이기도 하다. 전시장 바닥에 새긴 무한대 기호로서, 뫼비우스의 띠 형태로 부유하는 두 개의 나무 조각으로서, 또한 향을 퍼뜨리는 디퓨저이자 공중에 띄운 동상으로서, 아울러 이 공간을 ‘향기 메모리’의 집합체로 변모시킬 향과 냄새가 한국관을 관통하며 변주한다.

2023년 여름, 구정아는 한반도의 향기 초상을 그리려 «오도라마 시티»를 위한 ‘향기 메모리’를 수집했다. 한국관 전시 팀은 SNS와 광고, 언론 보도와 개인적인 면담 등을 통해 남한과 북한 사람 및 비한국인 – 곧 한반도와 연이 있는 모두 – 에게 ‘한국(코리아)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에 대해 물었다. 이 오픈 콜을 통해 600편이 넘는 글이 모였고, 조향사들은 사연과 주제어를 바탕으로 한국관에 16개의 상이한 냄새 경험을 조성해 줄 향들과 하나의 상업 향수를 만들었다.